신한국당 입당 이회창.박찬종 개성 뚜렷해 관심의 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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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가칭)에 입당한 이회창(李會昌)전총리와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의 관계가 관심을 끌고있다.『누가봐도 성격이 판이하게다른 이들이 과연 서로 잘 협조할 것이냐,아니면 경쟁자가 되어아옹다옹할 것이냐』가 관심의 초점이다.
신한국당은 개성 강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들을「한지붕」아래서 어떻게 사이좋게(?)지내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적지않다. 물론 李전총리와 朴전의원은 공통점도 있다.둘다 경기고,서울대를 나왔다.대중지지도가 높다.다른 정치인들에 비해「청렴하다」는 평가를 받는것도 똑같다.공교롭게도 김영삼(金泳三)정권을 비판하다 15대 총선을 앞두고 전격 입당했다는 점까지 닮았다.
그러나 이들의 성격은 조화보단 충돌할 가능성이 훨씬 많은 것도사실이다.요즘 朴전의원의 서울 방배동 빌라는 새벽부터 사람들로북적댄다.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패한 후 방문객이 한동안 뜸했다.그러나 신한국당 입당이후엔 눈도장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몰리고 있다.
반면 李전총리는 특별한 지인(知人)이 아니면 자택으로 찾아가도 만날수 없다.『이제 중책을 맡았으니 기자들도 만나야 한다』는 요청에『나중에 정식으로 선거대책위원장에 취임하면 그때 보자』고 완곡히 거절한다.
두사람의 성격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는 많다.
李전총리는 가급적 말을 아낀다.신한국당에 입당한 후에도 공식기자회견 때를 제외하곤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때론『자신을 너무 베일로 가리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반면 朴전의원은 말이 많다.그는 입당이후『기자들이 나를 잘못알고 있다.
모든 기자들을 개인적으로 한번씩 다 만나보겠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李전총리는 아직까지 언제부터 신한국당에 출근해 일할 것인지도전혀 밝히지 않고있다.『기자들을 만나는게 부담스럽다』고도 한다. 朴전의원은 이미 청주지구당 행사에 참가해 金대통령을 옹호하는 연설을 했다.그러나 李전총리는 공개적인 자리에 나가지 않고있다. 이렇게 판이한 두사람의 성격과 배경이 서로 보완관계가 된다면 신한국당으로선 힘이 될 것이다.그러나 조화가 될지,경쟁자로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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