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봉사하며 선거 감시 선진 시민운동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난 95년을 돌이켜볼 때 자원봉사 운동만큼 우리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준 것도 없었던 것 같다.끔찍한 대형 사건.사고와 정치적 사건들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중.고교,대학생과 회사원.
공무원들이 사회를 위해,이웃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 다.
특히 각 부문에 제도화가 이루어져 우리도 이제 선진국과 같이초.중.고.대학-기업-사회로 이어지는 평생 자원봉사 체제 구축이 머지 않아 보인다.중앙일보를 비롯한 언론사와 학교.정부.기업.민간단체들이 함께 이룬 값진 결실이다.
올해는 자원봉사가 더 뿌리를 든든히 내려야 할 중요한 시기다.그같은 취지에서 내무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부등 각 정부 부처들은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학교.기업들도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중이다.
이같은 작업에 시민단체들도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사실 시민단체들의 노력 자체가 자원봉사활동이다.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봉사단체로 인식되기 보다는 부정부패감시.환경감시등 사회운동 단체로 인식이 돼왔다.
선거때마다 공선협등 많은 시민단체들이 공명선거 감시활동을 벌여왔지만 그 활동이 「선거 자원봉사」라고 표현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시민단체들의 활동이 그동안 직접 손으로 하는 「봉사」보다 「목소리」에 치중돼 왔기 때문일 것이다.이는 또 우리사회가 아직 자원봉사의 개념을 그같이 손의 활동 정도로만 국한시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시민단체들이 자원봉사를 자신들의 주력활동 목표로 선정하고,4.11총선을 맞아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을전개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뜻깊은 현상이라 하겠다.몇몇 단체에선 이미 구체적인 선거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 전국적으로 참여자 모집에 들어갔으며 신청도 쇄도하고 있다.
시민단체들로선 적극적인 직접 봉사활동을 통해 자원봉사 단체로서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을 수 있을 것이다.더 나아가 이들의 활동이 돈 안들고 깨끗한 선거에 크게 기여하고 깨끗한 사회건설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시민단체들의 자원봉사활동 전개로 자원봉사열기는 사회 구석구석까지 크게 번져갈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시민단체들은 자원봉사 전담조직을 갖추고 전문관리자를 배치해 사회복지.청소년.환경.의료.문화예술등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아울러 자치단체-시민단체의 파트너십도 구축해야 한다.
이제 시민운동은 자원봉사 운동을 통해 정치현안에 매달리는 「정치화」에서 민생현안을 중시하는 「생활화」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