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법정에 선 미국 퍼스트레이디 힐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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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국 퍼스트레이디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26일 워싱턴 지방법원대배심에 출두해 화이트워터 사건과 관련,4시간의 증언을 마치고나온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는 『정말 긴 하루였다』고 일성(一聲)을 토해냈다.
말 그대로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그러나 힐러리는 법원 앞의 보도진에게 손을 흔들며 당당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증언결과에 만족했음을 시사했다.힐러리의 이번 법정출두는 지난 2년간 출처와법정 제출여부를 놓고 시비가 된 로즈 법률회사 변호사 비용 청구서류에 관한 증언.
공화당이 임명한 화이트워터사건 특별검사 케네스 스타가 이 서류의 행방과 처리에 관해 증언토록 힐러리 소환을 요구한데 따른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역사적인 힐러리의 법정출두에 대해 『인간은 모두 혼자 와서 혼자 가는 인생을 살며 퍼스트레이디라도 법정에는 혼자 서야 한다』고 논평했다.힐러리는 이번 증언에서 이 서류가 백악관에서 다시 발견된 경위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 변호사회는 힐러리 본인이 변호사인데다 업무적으로 완벽주의에 가까운 치밀한 여성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대배심 소환에출두한 것은 나름대로 방어에 자신이 있거나 정직성을 전달할 수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이번 힐러리의 법정출두 결정은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이 남편 클린턴대통령의 재선캠페인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지금까지의 방어적 자세에서 공세로 방향을 바꾼 것일 수도 있다.한편 이날 힐러리가 법정에 출두하기전 워싱턴 지 방법원 앞은수십명의 기자들로 북적거렸으며,군중들도 힐러리를 비난하는 쪽과지지하는 쪽 두패로 갈려 힐러리의 도착을 지켜보았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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