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신병원 광진구 용마네거리 신경과 10여곳 밀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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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신병원 네거리」를 아십니까.
서울광진구중곡동 능동로와 동이로가 교차하는 용마네거리.이곳을중심으로 4~5년전부터 신경정신과의원이 밀집하면서 붙은 별칭이다.네거리에서 불과 1~2백거리에 7곳,한 구역 떨어진 곳까지포함하면 10여곳의 정신과의원이 포진하고 있다 .
특히 이곳 정신과의원들은 의원급으로 보기 힘든 20~30병상의 입원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 국내 유일의 이색 타운이 형성된 것은 네거리에서 2백여 떨어진 국립서울정신병원이 이들의 젖줄(?)이 됐기 때문.그렇다면 대형병원과 의원급이 경쟁 아닌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기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국립서울정신병원의 한달 입원료는 약값등 치료비를 포함해 환자부담이 3만2천2백40원.지정 진료비를 추가해도 월11만원 수준이다. 정신보건법에 의해 결정된 진료비가 10년동안 한번도 인상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때문이다.따라서 몰려오는 환자에 비해 현재의 9백병상도 턱없이 부족,3백명 정도가 항상 대기상태라는 것이다.
이곳 정신과의원들은 말하자면 국립서울정신병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환자가 대기하며 치료받을 수 있는 장소로서 모자병원의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는 것.이곳의 입원료는 월 30만~40만원 수준.
가장 오래된 의원은 10년전 이곳에 정착한 동화신경정신과의원,그리고 막내는 국립서울정신병원에 재직하다 94년 봄에 개원한김경빈 신경정신과의원이다.
5년전 이곳에 개원한 문경서(文景瑞)신경정신과원장은 『타지역의 경우 치열한 경쟁으로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데 비해 이곳에서는 환자유치를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입원실 운영이 가능하다』며 『원장들이 월1회 모임을 갖고 친목을 다질 정도로 좋은 이웃사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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