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자하고 싶은 나라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규제위주로 돼 있는 외자도입법이 빠르면 연내에 없어질 모양이다.나웅배(羅雄培)부총리는 25일 주한(駐韓)외국경제인초청간담회에서 외국인의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현행 외자도입법을 외국인투자촉진법체계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 다.때늦은 감이 있지만 올바른 결정이다.
한국은 개도국은 말할 것도 없고 홍콩.대만.중국등 경쟁국 가운데에서도 투자여건이 가장 나쁜 나라로 낙인찍혀 왔다.세계은행(IBRD).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등 국제기구들이 실시한 외국인투자환경조사에서 한국은 항상 최하위수준으로 나타나곤 했다.임금.땅값.높은 금리등 경쟁국에 비해 좋은 조건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게다가 잦은 노사분규,까다로운 각종 행정규제가 외국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그 때문에 한국에 진출했던 많은 외국기업들이 여건이 좋은 나라로 떠나기도 했다.
반면 경쟁국으로 떠오른 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은 지금선진기업의 공장이 될 정도로 외국인들이 밀려들고 있는 실정이다.이 상태로 가다간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게 뻔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정부가 외자도입법을 없애고,투자촉진법을 만들어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겠다고 한 것은 당연하다.60년대초 국내산업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외자도입법을 소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눈앞에 둔 지금까지 붙들고 있었 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공공및 전통부문 등 일부 불가피한 업종을 제외하곤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영국.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서는 땅을 그냥 제공하고 각종 금융.세제혜택을 주고 있지 않은가.우리도 그에 상응한 인센티브를 외국인투자기업에 제공해야 한다.
외국인투자 뿐만 아니라 차관도입에도 문호를 열어 기업의 경쟁여건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입술서비스에 그치지 말고 실천에 옮겨질 때 외국인들은 안심하고 한국에 투자하게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