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표 겨냥 "나도 親DJ"-他黨후보 이색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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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 광진갑에 첫 출마하는 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위원장은 최근 당원들로부터 당혹스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
문체부차관 출신으로 여당공천을 못받자 무소속 출마한 김도현(金道鉉)씨가 지역을 돌며 『실은 나도 동교동계』라며 호남표(票)잠식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金전차관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호남출신 주민들에게 『함께 일산(金大中총재 집)에 인사드리러 가자』고 한다는 게 당원들의 보고.金전차관은 지난 신정때는 金총재의 일산집에 세배를 하러 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金위원장과 金전차관은 모두 경남이 고향.덤으로 생각했던 30%의 호남표 누출에 다급해진 金위원장은 『DJ 외교특보(特補)출신인 내가 진짜 동교동사람』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고정적 투표성향을 보여왔던 호남표가 평균 25~40%인 서울과 수도권에서 최근 벌어지는 「DJ팔기」「원조(元祖)시비」현상이다.특히 국민회의의 대규모 물갈이 공천으로 비호남출신 인사가 많아지자 타후보가 「친(親)DJ」를 외치는 양상 이 확산돼 웃지못할 해프닝도 낳고 있다.
서울 강남을의 국민회의 김태우(金泰宇)위원장은 23일 중앙당에 『내게 원조증명을 해달라』며 「SOS」를 쳐왔다.국민회의를탈당,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사덕(洪思德)의원이 『당선되면 국민회의에 들어가기로 DJ와 약속이 돼있다』는 운동을 펼친다는 게 金위원장의 주장.
洪의원은 최근 동교동 비서모임은 물론 인근 송파갑 국민회의 창당대회에 참석,오랜 측근인 김희완(金熙完)위원장을 격려하기도했다. 호남표가 서서히 동요하는 기미에 金위원장은 최근 김대중총재를 직접 찾아 「진의 확인」을 읍소했고 당은 23일 『金위원장이 15대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논평을 내주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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