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뒤로가는 프로야구 정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또 한번의 실망스런 규약을 만들었다. 해외에 진출한 선수의 연고권을 인정하도록 규약을 개정한 것은 모두가 지상과제로 여기고 있는 전면드래프트에서 한걸음 더 멀어진 것이다.또 1,2차 지명선수의 교섭권기간을 2년으로 줄이면서 대학.군.실업에 있었던 기간을 뺀다는 것은 지명 받은 선수의 권리를 여전히 제한하겠다는 것이다.말이 2년이지 실제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KBO이사회가 이처럼 집단이기주의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8개구단이 서로 눈앞의 자기 것을 잃지 않으려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이같은 사고는 일부 구단관계자들의 「무사안일」에서출발한다.이들은 야구행정(KBO)이나 구단행정( 8개구단)에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해 자신있게 진취적인 행정을 펼치기보다 『내가 있는동안 별다른 사고가 생기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자세가팽배해 있다.
지난 15일 열렸던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주회의에서는 97년부터 이제까지 경기를 갖지 않았던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사이에 「인터리그 플레이」를 하기로 하는 안을 통과시켰다.지난해 지구재조정으로 흥행에 성공을 거둔 구단측이 또 하 나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낸 것이다.꾸준히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연구가 빚어낸 결과다.
KBO는▶신인지명▶국내선수 해외진출▶외국인선수수입▶전용구장▶프로-아마협력▶2000년 올림픽부터 프로선수 올림픽 출전에 따른 문제등 프로야구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현안을 숙제처럼 떠안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처리할수 있는 인물이 앉아 있어야 할 사무총장 자리는 벌써 3개월째 비어있다. KBO에 전문가가 없으니 실행이사회가 악법을 만들어도 속수무책이다.전문지식을 갖춘 야구인의 등용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