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이전 M&A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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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팔성(사진)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30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영화 이전에도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임기 중에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라는 두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것”이라며 “금융산업 구조개편 과정에서 우리금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내부 성장만으론 한계가 있고 반드시 M&A가 필요하다”며 “시기는 민영화 이전이냐 이후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우리금융의 주가가 1000원 오르면 공적자금을 6000억원 더 회수할 수 있다”며 “과거에 주가가 탄력을 받는 시기를 보면 역시 M&A가 추진될 때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상이 국책은행을 통합한 뒤 민영화하는 메가뱅크 방안과 유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엔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 이 회장의 전임자인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올 들어 우리금융과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국책 금융회사를 통합해 매각하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에 효과적이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폈었다.

민영화 전에 몸집을 키우기 위한 M&A를 하고, 우리금융이 금융산업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이 회장의 발언은 박 수석의 생각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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