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살아남기' 본격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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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건설업체들이 무너지고 있다.
「자생력없는 업체는 과감히 정리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외부의존도가 큰 건설업체들은 자립(自立)을 통한 재출발이 불가피해졌다. 이에따라 자금력과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들을 중심으로 업계 재편 움직임이 예고되고 있으며 특히 주먹구구식 경영의 틀을벗어나지 못하는 업체들의 업종변경 바람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는 비단 우성건설 사례뿐만 아니라 유원건설과 ㈜삼익의 부도처리 전례에서도 충분히 감지되는 대목이다.
이제 소비자 피해나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등을 우려해 회생기미 없는 업체를 연명시켜주는 정책은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정부도 이같은 방침에 맞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분양가를 자율화하고 택지에 대한비업무용토지 판정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앞뒤가 맞는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건설업체는 지난 89년의 면허개방과 신도시붐,최근 2년간의 국가기간시설(SOC)사업확대정책과 더불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88년(4백68개사)에 비해 무려 6.3배나 되는 2천9백58개로 건설업체가 늘어난 것이다.
〈관계기사 26,27면〉 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던 90년대 초까지 아파트는 짓기만 하면 팔려나갔다.「한건」만 잘하면 몇십억원의 돈을 거머쥐었던 황금기였다.이번에 부도난 우성건설도 이때가속페달을 밟아 조직을 확대하고 아파트 부지를 마구 사들였으나91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부동산경기때문에 자생력을 잃어 결국 쓰러진 것이다.지난해 쓰러진 건설업체는 모두 9백12개로 90년 36개의 25배에 달한다.설상가상으로 내년에는 시장이 전면 개방된다.
기업도,정부도 변해야만 할 때다.현대산업개발 이희연상무는 『소비자수요에 맞게 다품종 소량방식의 차별화된,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갖춘 상품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공병호박사는 『자생력 없는 기업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자생력이 없다면 감량경영과 동시에 사업다각화에 주력할 때』라면서 『정부도 분양가.국민주택의무비율과 같은규제를 과감히 풀어 자율경쟁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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