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 세력이 미는 박희태냐 여론조사 1위 정몽준이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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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 06면

27일 열린 방송토론회에 나온 박희태 후보(왼쪽)와 정몽준 후보. 광주=뉴시스

한나라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7·3 전당대회가 본격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애초 7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친박 성향인 진영 의원이 사퇴하면서 친이명박·친박근혜 사이의 세 대결 양상이 뚜렷해지는 추세다. 1인 2표제인 전당대회 특성상 친박표가 허태열·김성조 의원에게 몰리는 한편, 친이표는 박희태(70) 전 국회부의장과 공성진 의원으로 결집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론조사 1위인 정몽준(57) 의원은 취약한 당내 기반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분투하고 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지도부 선출

유일한 여성 후보인 박순자 의원의 여성 몫 최고위원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나머지 다섯 명의 후보가 대표직 한 자리와 최고위원 세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선거 판세는 초반에 형성된 ‘박희태 대세론’에 정몽준 의원이 강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화합형 대표’를 표방하는 박 전 부의장은 친이계와 당 주류, 일부 경남 인사들이 밀고 있다. 김효재 의원이 상황실장을 맡았고 최병국·안경률·백성운·정태근 의원 등이 그를 돕는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인 정 의원은 수도권과 울산지역 의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조직기반의 한계를 넘겠다는 포부다.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안효대 의원과 인척인 홍정욱 의원, 전여옥·여상규·신영수 의원 등이 그를 돕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계파 간 대립이 당권 경쟁의 변수로 떠오른다. 양 진영의 표심이 결집하면 독자 노선의 정 의원이 불리해질 수 있다. 친박 진영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차기 대권 잠재 경쟁자인 정 의원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 전 부의장에게 친박표가 얼마나 쏠릴지는 미지수다. 30%가 반영되는 일반 여론조사는 정 의원에게 유리하다. 정 의원 측은 “일반 국민 지지가 대의원 지지로 이어진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전 부의장 측은 “2년 전 전당대회에서도 당심이 앞선 강재섭 대표가 여론조사 1위의 이재오 전 의원을 눌렀다”고 말했다.

한편 뒤늦게 출마 선언을 한 ‘친박계의 좌장’ 허태열 의원에게 친박 표심이 결집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재오 전 의원과 가까운 공성진 의원이 선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에 참가할 9363명의 대의원 명부를 최근 확정했다.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릴 이번 선거는 1인2표제로 진행되며, 최고위원 5명 중 득표 1위가 당 대표 최고위원으로 선출된다. 당 관계자는 “1인 2표의 대의원 선거 방식 때문에 후보 간 연대와 세 대결의 함수가 복잡하다”며 “선거 당일까지 결과 예측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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