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遺作詩 진품 확인-83년 英서 발견'장송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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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영국의 저명한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유작시(詩)가 발견된 지 13년만에 진품으로 확인됐다. 화제의 작품은 1612년 셰익스피어작품 전문출판사인 토머스 도프가 21페이지짜리 팸플릿 형식으로 출판한 5백78행짜리 『장송비가』(A Funerall Elegie).
이 시는 83년 산타바버라대학 영문학교수였던 도널드 포스터가영국 옥스퍼드대학 보드리언도서관의 장서 가운데서 발견했다.
그는 컴퓨터를 통한 언어학적 연구 끝에 89년 연구결과를 책으로 출판했다.
이 책은 6년 뒤인 지난해말 시카고에서 열린 현대언어학회에서인정받아 셰익스피어 작품목록에 추가등재되게 됐다.
런던의 술집 앞에서 살해된 옥스퍼드 대학생의 장례에 바쳐진 이 시는 작가를 「성공한 시인」으로 명기하고 뒤에 「W.S.」로 적은 것이 전부였다.
포스터교수는 색시컨으로 불리는 컴퓨터프로그램을 통해 셰익스피어의 36개 희곡 전부를 검색하고 이들 희곡에서 나오는 단어중12차례 이하로 사용된 어휘를 뽑아내 『장송비가』의 어휘들과 비교했다.
그는 또 동시대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같은 방법으로 연구했다. 포스터교수는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셰익스피어는 한 작품에서 사용빈도가 매우 적었던 단어는 꼭 다른 작품에서 재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방법으로 『장송비가』에 셰익스피어 외에는 다른 작가가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스터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내 저명한 셰익스피어학자들은거의 모두가 『연구방법에 전혀 하자를 찾아볼 수 없다』며 극찬하고 있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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