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 가격파괴 全面戰-한국마크로.킴스.프라이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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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유통시장 전면개방후 네덜란드계인 한국마크로(회장 장홍선)가 지난 17일 회원제 창고형매장 1호점(인천점)을 인천시 송림동에 개점하면서 기존의 프라이스.킴스클럽보다 물건값을 더 내릴 것을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국내유통업계에 본격적인 가격파괴경쟁이 불붙었다.
뉴코아 계열의 킴스클럽은 한국마크로의 개장날짜에 맞춰 기존 할인값보다 최고 37%를 더 내렸고,신세계의 프라이스클럽도 국내 최저가(最低價)고수를 목표로 한국마크로의 판매가격이 파악되는 대로 전품목에 걸쳐 대대적인 값인하를 단행해 전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지 9천32평,매장연면적 4천평 규모로 이날 개장한한국마크로는 막강한 외국자본력과 영업노하우 외에 국내의 회원제창고형매장 본래의 뜻을 그대로 살려 일반소비자보다 소매상.요식업자 등을 대상으로 더욱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 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의 프라이스클럽(94년10월 개점)과 킴스클럽(95년6월)이 주로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백화점 세일수준의 할인판매를하는 방식과는 완전히 전략을 달리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마크로가 제시한 개장 첫날의 상품값은 생식품.가공식품.공산품등 전품목에 걸쳐 프라이스.킴스클럽의 기존 할인점보다 대부분 10%안팎이 더 쌌다.
진주햄 오케이스모크(11㎏)의 경우 프라이스.킴스클럽(4천2백원)보다 9.5%정도 싸 3천8백원에 팔고 있으며,조선맥주의하이트(5백㎖짜리 12개)도 3.4% 싼 1만8백원에 소비자에게 선뵀다.
이에따라 회원고객의 이탈 우려로 비상이 걸린 기존 할인업체들은 사활을 건 가격인하경쟁에 나선 상태다.
전국의 8개 매장에서 2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킴스클럽이 한국마크로에 맞서기 위해 우선 200여개 공산품과 생식품을 중심으로 10~30%정도씩 각각 값을 내렸다.
삼성전자 VCR(SV-39)경우 기존할인값(17만9천원)보다10.6% 더 내린 16만원에 팔고 있고,양파(37%).수입갈비(22.2%).삼포왕만두(20%)도 각각 대폭적으로 인하했다. 또 프라이스클럽도 당분간은 가격파괴 경쟁 속에서 출혈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박주성(朴周星)기획과장은 『한국마크로의 개장날에 이미관련 바이어들이 가격조사차 모두 인천점을 방문했다』며 『프라이스클럽은 한국마크로가 제시하는 가격보다 5% 안팎의 더 낮은 값으로 판매하기 위해 빠르면 이번주안에 전면적인 가격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격파괴경쟁이 국내에서도 본격화돼 할인업체들이 「더 싼값의 상품공급」을 요구함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생산구조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LG그룹의 이성태(李成泰)상무는 『수도권지역의 대형 신업태 점포만도 이미 10개가 넘는등 잇따른 가격파괴바람으로 유통업체들이 질좋고 값싼 제품을 요구해와 판매시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생산원가를 대폭 낮추는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슈퍼체인협회 이광종(李光鍾)전무는 『가격파괴는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줄다리기 싸움으로 형성되는게 일반적』이라며 『올 6월께 프랑스 굴지의 유통업체인 카푸까지 국내 시장에 가세하면 국내 유통업계의 판도변화는 물론 종 전 생산자 중심 경제체제가 미국식 소비자 중심의 체제로 급변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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