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열린 서울'을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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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앙일보가 지난주 「열린 서울을 만들자」는 제목으로 5회에 걸쳐 연재한 기획기사는 서울시정의 획기적인 발상전환을 촉구하고있다.물론 누구도 서울을 단시일안에 인간적인 도시,정보도시,국제도시,회색이 아닌 푸름이 넘치는 도시로 탈바꿈 하게 할 수는없다.시일도 걸리고,예산도 필요하며,법과 제도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일단 큰 방향을 잡고 현실과 씨름하는 것과 미래의 청사진도 그리지 못한 채 그저 그때그때 닥친 문제와 씨름이나 하는 땜질식 행정은 하늘과 땅 차이가 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열린 서울을 만들자」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와 해결방안은심도있게 검토돼야 한다고 믿는다.
「열린 서울을 만들자」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가운데는 단시일안에 큰 돈 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가령네거리의 횡단보도를 도쿄(東京)처럼 대각선방향으로도 설치하는건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또 서울시내의 헬기운항 같은 것도 정책적 결단만 내리면 단시일안에 현실화될 수 있는 문제다.안되는 방향으로만 생각하면 끝이 없다.통금해제논의때 치안당국자들은 통금해제가 되면 큰 사회적 혼란이라도 날 것처럼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 했다.그러나해제하고 보니 그것이 기우(杞憂)였다는게 증명되고 말았지 않은가. 몇 안되는 공원들마저 담으로 둘러싸 시민들의 시선과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문제도 마음만 먹으면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공원조차 시민이용 측면에서가 아니라 관리자의 측면에서만보고 있으니 필요도 없는 담장을 쌓아놓고 있는 것이 다.
컨벤션센터의 건립문제는 물론 막대한 돈과 시일을 필요로 하는것이다.그러나 그것의 건립이 여러 모로 필수불가결한 것인만큼 착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지금 착수해도 몇년뒤에나 완공될 수 있는 것인데 머뭇거리다 보면 더 늦어질 것이 아닌가.
서울에는 눈앞에 닥친 문제도 수두룩하다.그러나 수도서울의 행정엔 현미경만 필요한게 아니다.망원경의 시각도 아울러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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