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지만 서비스를 팝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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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오티스’입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코리아의 브래들리 벅 월터(54·사진) 신임 사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내 업체가 아닌 오티스 외국 법인이 경쟁사라는 뜻이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제품은 해외시장에서 ‘시그마(SIGMA)’라는 별도 브랜드를 달고 오티스 해외법인 제품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우리는 수출 비중이 40%에 달한다”며 “원화 강세에 힘입어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15년째인 그는 1990년 오티스싱가포르에 입사한 뒤 1994년 한국오티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했다. 2006년 대표이사·부사장에 취임한 지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가 사장으로서 수출과 함께 강조하는 건 고객서비스다.

“호텔·항공사·DHL이 우리의 벤치마킹 대상입니다. 우린 장비를 파는 회사가 아닌 서비스 회사이기 때문이죠.” 그는 고객서비스의 예로 ‘원격 구출 시스템’을 들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신고가 들어오기 전에 현장에 가지도 않고 수리하는 시스템이다. 6년간 보수사업부를 맡아온 경험이 있는 그는 “13만5000대에 달하는 기존 오티스엘리베이터의 보수사업 부문이 앞으로 한국에서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엘리베이터 사업은 건설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는 유가와 원자재값 급등으로 국내 건설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 그런데도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낙관했다. “한국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빌딩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을 중국·미국·일본 다음으로 큰 세계 4위의 엘리베이터 시장으로 꼽았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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