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괜찮은 인선” 민주 “돌려막기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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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청와대 전면 쇄신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에선 우선 안도감이 흘렀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정도면 굉장한 인사 폭”이라며 “청와대가 대단히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일이면 쇠고기 협상 타결안도 국민에게 전해질 텐데 내용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들었다”며 “이명박 대통령도 크게 반성하고 내각도 일부 새로운 진용으로 꾸릴 텐데 이젠 앞을 보고 나갈 때”라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가장 보강된 게 전문성이다. 그리고 지역과 재산도 감안됐다”며 “괜찮은 인선”이라고 봤다.

당내에선 특히 관료 출신 수석 상당수가 관료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인사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유보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감동 없는 인사”라고 말했다. 한 친이 의원은 “잘한다고 한 거 아니겠느냐”고 냉소적으로 반문했다. 정정길 울산대 총장의 대통령실장 기용은 인수위 때부터 이어진 이 대통령의 총장 선호를 반영한다는 지적도 있다. 영남권 한 의원은 “정 총장의 인품이나 능력이 훌륭한 건 알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 정국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 고 지적했다. 류우익 대통령실장 등 기존 청와대 멤버의 입김이 드러난 인선이란 주장도 있다. “특정 라인이 고스란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권은 비판 일색이었다. 특히 이동관 대변인이 유임된 데 부정적이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결국 대통령 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돌려막기 인사로 결론 났다”며 “특히 정권 실패에 일당백으로 기여한 이 대변인 유임에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눈높이에는 전혀 부합하지 못했다. 반드시 경질되었어야 할 이 대변인이 유임되었다는 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거나 “여전히 초록동색 인사들로 인적 쇄신을 주장하면 인사가 만사 아니라 만가지 화를 부르는 근원이 될 것”(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이란 지적도 나왔다.

고정애·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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