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이 보는 韓.日월드컵 유치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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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예측불허의 한판 승부」.
2002년 월드컵개최를 둘러싼 한-일간의 첨예한 유치경쟁을 보는 외국언론의 시각은 대체로 유사하다.지난해 초반까지 일본의압도적 우세속에 진행되던 2002년월드컵 유치의 향배는 한국의뒤늦은 공세로 이제 는 50대50의 예측을 불허하는 양상으로 변모해 있다.
AP.AFP.로이터등 4대 통신사 역시 대등한 싸움으로 보고있다.다만 풍부한 자본과 인프라에 있어서는 일본의 우세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일본이 야심적으로 내놓은 「버추얼 스타디움(Virtual Stadium)」은 실사과정에서 『별볼 일 없다』는 혹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하이테크는 여전히 강점으로 꼽힌다.또 호텔 및 통신.교통.경기장시설등 인프라에서도 한발 앞선 것으로평가된다.국제경기단체연합회(GAISF)가 발행하는 기관지 「스포르타임」도 일본의 하이테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을 정도다.
반면 한국의 강점은 월드컵 3회연속 출전등 그동안 아시아축구정상의 권좌를 지켜온 전통,월드컵유치에 대한 전국민적 열망,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겸 국제축구연맹(FIFA)부회장의 폭넓은 유치활동등이 꼽힌다.
이와함께 최근 일고 있는 FIFA 내부의 권력투쟁은 한-일 양국간의 유치경합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회장으로 대표되는 주앙 아벨란제회장 반대세력이 최근들어 저항의 강도를 한층 높이고있는 것.특히 AP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지난달 파리에서 개최된 98월드컵조 추첨행사에서 아벨란제회장이 제기한 97세계청소년선수권 개최지변경안이 부결된 사실을 중시,요한손 UEFA회장과 노선을 같이 하는 한국이 아벨란 제회장의 지원을 받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게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외국언론들은 2002년 월드컵유치를 놓고 벌이는 한-일간 경쟁이 정치인들까지 총동원되는등 과거 어느때보다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특히 AP통신은 최근 『한국의 유치노력은 「경제대국」일본에 맞서 당당함을 잃지 않 음으로써 국제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높게 평가해 주목을 끌고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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