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道금고 농협에 맡겨 농촌 균형발전 이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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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6.27선거를 통해 본격적인 지방화시대에 들어섰으며,각 민선자치단체장들도 자기지역 발전을 위한 대책과 그에 따른 투자재원마련에 적극적이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농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경북의 경우특히 농업경쟁력강화와 농어촌산업진흥및 정주권개발,농어민 복지증진 등을 위한 투자재원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투자재원은 아니더라도 간접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게됐다.해방후 현재까지 전국의 각 도(道)금고를 제일은행이 맡아오고 있는데 이번에 도금고를 담당할 금융기관을 다시 결정할 수 있는 계약경신시한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일부 지방언론에도 비쳐지고 있지만 현재 지방은행들이 지방화시대에 도금고는 지방의 발전을 위해 지방은행이 맡아야한다면서 맹렬한 로비를 하고있다.
경북지역을 예로 든다면 이 지역의 대표적인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지방화시대의 지방자치금고는 지방은행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하지만 대구은행의 자본구성을 살펴보면 코오롱.동일산업등 대기업이 대주 주다.여타 지방은행의 경우도 대동소이한 실정이다.
이러한 지방은행이 도금고를 맡게될 경우 농도(農道)인 지역의균형발전보다는 제조업,지방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지방보다는 도시에 편중된 여신으로 지역간의 발전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하고 한국농업과 지역농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도금고를 농협에 돌려주는 조치가 필요하다.마침 도금고담당 금융기관을 다시 선정하는 계약경신시한이 됐으니 자연스럽게 조치를 취할 수 있다.이웃 대만정부의 농업관계자들은 한국의 경우 공공예금을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에 예치하고 있는 것이나 시.군및 도금고를 놓고 농협이 아닌 은행들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대만에서 시.군.도금고는 물론 공공예금까지 농협에 예치해 대만농업을 발전시켜온 것을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유진춘 (경북대교수.농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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