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系.포로 佛조종사 고문 프랑스정부 은폐.조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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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에 포로로 잡혔다 지난 12월초 석방된 프랑스의 두 공군 조종사가 포로생활동안 모의처형.집단구타등 육체적 고문을 당했음이 뒤늦게 밝혀져 프랑스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의 분노는 정부가 고문사실을 은폐.조작했다는 사실에 더 모아지고 있다.
두 포로의 고문사실은 프랑스의 비판적 권위지인 르 카나르 앙세네가 27일 정부의 비밀문서를 인용,폭로한 것으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자 프랑스 국방부도 즉각 이 보도내용을 시인했다.
프랑스 공군의 프레데릭 쉬포 대위와 조제 수비네 중위는 지난8월30일 미라주2000 전투기를 몰고 사라예보 외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세르비아계 공습에 참여했다가 대공포를맞고 추락,체포됐다.
두 조종사는 지난 12일 파리에서 거행된 보스니아평화협정 조인식에 앞서 프랑스 정부의 노력으로 석달반만에 풀려났으며 당시전쟁포로에 관한 제네바협정에 준해 대우를 잘 받았다고 말한 바있다.그러나 두 조종사는 피격후 포로가 되자마 자 부상한채 코뼈가 부러질 정도로 심한 집단폭행을 당했으며 모의처형식.굶기기등 정신적 학대와 함께 육체적 고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세르비아계의 군사지도자로 헤이그 국제재판소에서 전범으로유죄판결을 받은 믈라디치는 두 조종사를 직접 방문,『고문 뒤에처형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군이 사라예보에서 평화유지활동을 수행하는 미묘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세르비아계와 프랑스 국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두 장교에게 고문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명령,사실을 은폐하려 했으나 결국 들통이 난 것이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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