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슈타츠오퍼, 유로 2008 결승전 당일 발레 공연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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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2008 UEFA European Football Championship) 경기. 유럽 각국에서 모여든 축구팬들과 관광객들로 빈의 호텔 업계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반해 울상을 짓고 있는 곳이 있다. 평소 같으면 거의 모든 공연이 매진되고 마는 빈 슈타츠오퍼(빈 국립 오페라 극장)다.

빈 슈타츠오퍼 측은 16일의 베르디의‘운명의 힘’공연은 시즌 최악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빈 에른스트 하펠 경기장에서 오스트리아가 독일과 맞서 싸워 1대 0으로 패했던 날이다.

이날 오페라 극장이 텅비다시피한 것은 오페라 팬들이 공연 관람을 포기한 채 집에서 TV 생중계를 보았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가 끝난 후 극성 축구팬들이 떼지어 도심을 누비면서 난동을 피울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빈 슈타츠오퍼 측은 29일 빈에서 열리는 유로 2008 대회의 결승전을 앞두고 이날로 잡혀 있던 발레 공연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요언 홀렌더 빈 슈타츠오퍼 총감독은 빈 슈타츠오퍼에서 객석이 텅빌까봐 공연을 취소한 것은 17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장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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