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한국’ 한글 웹주소 내년엔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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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투메이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 사장이 ‘다국어 최상위 도메인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이르면 내년 초부터 한글만으로 구성된 인터넷 주소를 쓸 수 있게 된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폴 투메이 사장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국어 최상위 도메인을 도입하는 절차가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한글 최상위 도메인의 사용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8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참석차 내한했다.

인터넷의 최상위 도메인은 닷컴(.com), 닷넷(.net), 닷인포(.info)처럼 영어로만 돼 있다. 그러다 보니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와 민족들 사이에서 “다른 언어로도 인터넷 주소를 구성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한국·중국·일본 등 영어와 성격이 전혀 다른 언어를 쓰고 인터넷 인구도 많은 나라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따라 ICANN은 2006년부터 다국어 최상위 도메인에 관한 논의를 해 왔다. 만일 한글 최상위 도메인이 도입되면 ‘.com’ 대신 ‘.회사’, ‘.kr’ 대신 ‘.한국’ 등의 주소를 쓸 수 있게 된다. 투메이 사장은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이에 대한 언어권별 의견을 수렴하는 회의를 연다. 한국 정부가 적극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메이 사장은 또 현행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체계를 기존의 IPv4에서 IPv6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각 가정의 PC 등 인터넷용 단말기에는 고유 IP주소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IP주소는 ‘123.456.789.10’처럼 네 토막의 숫자로 구성된 IPv4 형태다.

그러나 인터넷 접속 기기가 급속히 늘면서 42억 개에 달하는 네 토막 숫자 조합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 투메이 사장은 “3, 4년 뒤면 IPv4로 더 이상의 IP주소를 만들 수 없게 될 것”이라며 “IPv6 체계를 따르면 수조 개 이상 무한대에 가까운 주소 생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업들이 아직 IPv6 도입에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투메이 사장은 “정부기관부터 나서 IPv6를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인터넷서비스 업체 등 업계의 적극 투자가 있어야 문제 발생을 미리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나리 기자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The 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1998년11월 출범한 비영리 민간 국제기구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리나델리에 본부가 있다. 인터넷 도메인을 관리하고 관련 정책을 결정한다.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할당하는 업무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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