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축계획 따른 해외병력 재배치-美,주한미군 증강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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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냉전 종식후 병력을 감축하고 있는 미국이 주한 미 지상군병력증강을 추진중이어서 주목된다.미 국방부는 지난 90년 한반도 긴장완화등을 이유로 6,000여명의 지상군 병력을 한반도에서 철수시킨바 있는데 이번엔 육군 1개연대 규모인 2,748명을 오는 2003년까지 한국에 추가 배치하려는 것이다.
미국은 70년대초 1개 육군사단을 감축했다가 냉전시대 막바지였던 80년대 다시 지상군병력을 증강시키는 등으로 현 주한미군은 육군 2만7,000명을 비롯해 3만7,000명선을 유지하고있다.따라서 육군증강작업이 2~3년 내 집중되면 2003년에는4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미 국방부의 시도는 증강규모를 떠나 증강 그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한 마디로 향후 한반도 정세가 그처럼심각하느냐는 점이다.
이와 관련,한.미 국방관계자들은 위기대처의 측면이 없지는 않으나 당장 병력증강을 서두를 정도는 아니라며 부인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90년 1단계 감축이후 북핵문제가 불거지자 2단계 감축을 유보하고 현재의 병력규모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한미연합방위력에는 별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미관계자들은 이러한 전제위에서 주한 미 육군의 증강은 미국방부의 신국방계획에 대응한 미 육군의 부대조정및 재배치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타 지역에 배치된 미 지상군을 잠재적이나마 위기요소가 있는 한반도에 우선 배치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다.
미 육군은 신국방계획(BUR)에 따라 현재의 51만여 병력을96년까지 49만5,000명으로 줄여야 하는데 해외주둔군 일부를 주한미군에 편입시키겠다는 얘기다.우리 국방부의 한 고위관계자는『미 육군으로서는 비교적 분쟁가능성이 높은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 명분이 있다고 판단한 듯 싶다』며 이런 재배치 계획은미 의회를 설득하기에도 수월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이 관계자의 말속에서 흥미를 끄는 대목은 예전 국방관계자들의 반응과는 달리 그리 반기는게 아니라는 점이 다.
그는『주한미군의 증원및 감축은 미 국방부의 고유권한이어서 한국정부가 반대하지 않는 한 이뤄질 것』이라면서도『현재의 미 육군 존재만으로도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증하는 인계철선의 역할은 충분하다』고 말했다.공연히 북한만을 자극하 고 우리의 방위비 분담만 늘어날 뿐이라는 투다.
아무튼 한.미 국방관계자들은 이번의 주한 미 지상군 병력이 미 육군 전체의 조정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증강병력이 전투요원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지난 90년 1차 감군대상이 주로 행정병력과 군수지원부대 위주여서 현 주한미군이 지 원병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최근의 포커스렌즈훈련과 증원되는 미군의 접수및 전방추진훈련(RSOI)등 한미연합훈련 증가로 지원병력 소요가 늘어난 만큼 이 부분에 투입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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