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뮤지컬 '오드리' 시모어 役 오상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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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오상원을 발굴한 것은 뮤지컬 「오드리」공연의 소중한 수확이다.』 한 중견 연극인은 이렇게 말했다.지난 15일 서울정동극장(29일까지,3672-1391)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오드리』의 무대를 지켜본 사람들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만큼 신예 뮤지컬 배우 오상원(26)은 『오드리』 무대에서빛난다.그는 매끈하거나 화려하지는 않다.아직 다듬어져야 할 것이 보일 만큼 거친 면도 없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연기를 통해 신선함과 성실함을 맘껏 과시한 그는 눈길을 끌기에충분했다.
『뮤지컬 무대에 선다는 건 감히 엄두도 못냈습니다.뮤지컬을 보면 가슴이 뛰곤 했지만 두려움에 압도당하곤 했거든요.』 고3때인 88년 극단 「여인극장」의 연구생으로 연극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불임의 계절』(90년),『키리에』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으나 뮤지컬 주연은 이번이 처음.『미국인 연출가 에디 코완이 배역과 내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판단해 캐스팅한 것 같다』고 덧붙인다.
수원대 체육학과 재학시 교내 록그룹사운드 「퍼즐」에서 보컬로활동하며 강변가요제등에 출전한 이력이 무대에서 남다른 그의 노래실력을 설명해준다.
그가 맡은 배역 꽃가게 점원 시모어는 안경을 쓴 모습에 어수룩하고 소극적인 청년.한 순간의 욕심에 식인식물 「오드리」의 유혹에 넘어간 시모어의 동화적 운명을 설레임과 스릴넘치는 연기로 펼쳐보인다.
『춤과 노래는 본래 재미있잖아요.관객이 보기에 즐겁다면 연기하는 배우도 즐거워요.다만 제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정극연기에 먼저 몸담은 시간들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더 잘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래.춤 실력은 물론 인격까지 갖춘 배우로남겠다는 그의 의욕어린 다짐이다.
글=이은주.사진=백종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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