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 원로들 孫대표 만나 "정치권이 제역할 못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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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원로들은 14일 쇠고기 사태에 대해 "정치권은 정략적인 접근이 아니라 국민들과 진솔하게 대화해야 한다"며 "그동안 정부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교수, 김지하 시인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 식당에서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오찬을 통해 "어른들은 디지털 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차영 대변인이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세 시간여에 걸쳐 손 대표와 회동을 가졌으나 발언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실명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차 대변인이 전했다.

이들은 "민주당도 촛불문화제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표현과 유연한 접근을 배우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들은 촛불문화제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제기했다"며 "민주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하고 앞으로 야당의 구실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의 키워드는 광화문에 불이 났다. 불을 꺼야 한다. 그래서 야당이 이것을 정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야한다"며 "지금 등원을 하고 안하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등원에는 원론적으로 공감하지만 그 이전에 야당은 거리에 있는 젊은이들이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는지를 파악하라"며 "촛불을 갖고 등원해야지 국민의 소리를 알지도 못하고 등원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손 대표는 마지막에 "국민들이 직접 자기의사를 집단화해서 표현하는 것이 이 사회의 힘을 이루게 됐음에도 정부는 정부대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고 야당도 이런 현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국민들의 불만과 우리사회에 제기된 문제를 어떻게 대표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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