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2.20개각-권오기 통일부총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북한이 스스로 개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권오기(權五琦.63)신임 통일부총리는 20일 차분한표정으로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한발두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소감은.
『아직 얼떨떨하다.나는 통일부총리 재목이 안된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달 초부터 워낙 강하게 권유를 해 와서… 통일이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통일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 한발두발 나가겠다는 각오로 일해 나갈 생각이다.』 -본인의 대북.통일관은.
『한때 냉전이 격화됐을 때는 반공 또는 공산화에 의한 통일이면 다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그러나 이제 그런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역시 통일은 민주주의.인권.시장경제등 세계사의 흐름에 따라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는 통일이 중 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은 시장경제나 민주화 가치를 존중하는 통일은 「흡수통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나는 흡수통일이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언젠가 옛 동독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르 메지에르라는 사람이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다.그사람 얘기가 개혁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는 체코는 활기가 넘치는 반면 개혁을 당하는 동독은 분위 기가 축 늘어져 있다고 하더라.나는 이 얘기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즉 우리도 북한이 개혁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혁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대북 정책에서 통일원의 위상은.
『나는 통일업무가 통일원은 물론 정부 모든 부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예컨대 북한 전력난이 문제가 되면 통일을 염두에 두고통상산업부가,식량난이 문제가 되면 농림수산부가 사안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원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