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돈, MMF로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갈 곳 잃은 뭉칫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리고 있다. 물가 급등으로 은행 예금의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돈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1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11일 하루에만 MMF로 1조3240억원의 돈이 새로 들어왔다. 12일에도 8256억원이 늘었다. 이렇게 돈이 몰리면서 MMF 설정액은 78조원대로 불어났다. 지난달 말보다는 3조원, 연초보다는 30조원 넘게 늘어난 액수다. 순자산액 기준으론 이미 80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은행예금은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요구불 예금은 6643억원 증가에 그쳐 4월 증가액(2조735억원)의 3분의 1이 채 안 됐다. 저축성 예금도 7조80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4월 증가분(9조7277억원)에 비하면 70% 정도다.

국내주식형 펀드는 주가에 따라 자금 흐름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11일 221억원이 빠져나갔지만 12일엔 1937억원이 들어왔다. 증시 자금 사정을 알 수 있는 고객예탁금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0일 11조3892억원까지 늘었다가 5일엔 9조9950억원으로 줄었다. 11일 현재 다시 10조4007억원까지 증가한 상태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예금·주식·부동산 모두 투자환경이 좋지 않아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