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인터뷰 방송 케이블TV 불협화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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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영화전문채널 DCN이 오는 30일 영국 BBC에서 긴급 수입한 다이애나 황태자비 인터뷰 방송을 내보내는 것을 놓고 종합유선방송위원회측과 업체가 이견을 보이고고 있다.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채널간 다툼이 생길 소지가 있어 방영될 경우 징계도 고려중이다』고 밝힌 반면 프로그램공급업자측은『방영해도 상관없다』며 맞서고 있다.
다이애나비 인터뷰는 지난 11월20일 BBC의 시사보도프로그램 『파노라마』에서 방송돼 영국에서만 2,110만명이 시청할 만큼 폭발적 반응을 보인 프로그램.다이애나비는 인터뷰에서 약혼과 결혼,찰스황태자와의 사생활은 물론 승마교사와의 간통사실까지낱낱이 밝혀 영국국민을 경악케 했다.
이 프로그램의 수입방영 사실이 알려지자 위원회측은 『보도.교양.여성채널등에서나 다룰 수 있는 것』이라며 『DCN이 이를 방영하는 것은 규정위반』이라고 밝혔다.그러나 프로그램공급업체(PP)들은 DCN의 이번 방영이 케이블TV 편성 실무자들의 합의 아래 지난 10월 마련된 「전문편성규정」에 위배되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다』는 관대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DCN의 이번 방영에 대해 보도.교양.여성채널은 물론 경쟁사인 영화전문채널 캐치원까지 『단발성 편성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사례가 업체간 전문영역 침범의 도화선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PP들은 『분쟁이 있을 경우 위원회 중재가 필요하나 PP들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대한 놓아두는 것이 위원회의 할일』이라고 말한다.이는 초창기인 케이블TV가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될수록 내부 잡음이 없어야 한다는 점과 이 번 기회를 오히려 자기채널 프로그램 편성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는게 유리할 것이란 판단이 선 때문으로 풀이된다.채널의 전문화.
특성화는 케이블TV가 확대되면 당연히 이루어진다는 주장이다.또현재처럼 영화.음악등과는 달리 여성. 어린이등 시청대상별로 특화된 채널의 경우 전문프로그램의 영역를 위원회 임의로 정하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다.
한편 종합유선방송위원회는 『PP들로부터 자율적인 조정을 하겠다는 어떠한 통보도 받은 바 없다』며 『자율조정이 이뤄진다면 이는 환영할 만한 처사』라고 밝혔다.
「전문편성규정」은 오락채널이 지나치게 많은 영화를 방영하는 등 채널간 중복편성과 이로 인한 갈등을 막기 위해 위원회 주도로 마련됐다.이에 따르면 각 채널은 자신의 전문영역이 아닌 부분(부편성)이 전체의 1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 하고 있다.
또 부편성의 내용도 영화채널의 경우 영화관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 전문영역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국한돼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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