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변액연금보험 가입 땐 수익률 추세 살피고 중도해약은 신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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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주식에 투자하는 변액연금보험은 시중 금리 수준에 따라 연금을 받는 일반 연금보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칫 주가가 내리면 납입한 보험료만 건질 수 있다. 따라서 가입자가 시장 상황에 의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양생명에서 변액보험 관련 업무를 10년 이상 해 온 김성기(45·사진) 특별계정팀장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변액연금은 언뜻 생각하면 같은 상품 같지만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변액연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률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액연금과 펀드가 다른 점은 바로 투자기간이다. 펀드의 경우 1~2년, 길면 5년 정도 투자한다. 하지만 변액연금의 경우 20년 이상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상품이다. 김 팀장은 “펀드 상품을 고를 때는 1개월에서 1년 단위의 기간으로 나타나는 수익률만 참고하면 되지만 변액연금보험의 경우는 수익률이 어떤 추세를 보이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수익률 관리법은 3단계다. 일단 생명보험협회 등에서 공시되는 수익률을 살피는 것이다. 최근 1개월·3개월·6개월·1년 수익률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내가 가입한 변액연금의 수익률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 매월 보험료를 납입한 시점의 기준 가격과 현재의 기준 가격을 비교해 나만의 수익률을 살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익률을 1개월 단위로 끊어서 보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같은 수익률이라도 1개월 단위로 끊어 본 수익률이 상승하는 추세에 있는 펀드가 앞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변액연금은 주식 편입 비율이 높은 주식형부터 주식이 들어 있지 않은 채권형까지 다양한 펀드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가입하고 있지 않은 펀드 수익률도 같은 방법으로 챙겨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수익률 비교는 일반 가입자가 하긴 쉽지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김 팀장은 “변액연금에 가입한 설계사와 주기적으로 접촉해 상담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나쁘다고 보험료 납입을 중지하거나 계약을 해지하면 오히려 손해라고 한다. 그는 “변액보험은 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질 때는 평균 매입 단가가 낮아져 나중엔 수익이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여유가 있다면 주가가 떨어질 때 추가 납입을 하는 것도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 주는 변액연금이 등장했지만, 투자 수익은 고객이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김 팀장은 “주식 시장이 나쁠 때는 적절하게 채권형으로 갈아타 이미 올린 수익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며 “설계사를 친구처럼 생각하고 수익률과 시장 상황, 투자 전략을 듣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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