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징집 거부 제적 한인유학생에 사죄의 졸업장 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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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본 간사이(關西)지방의 사립명문인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은옛 일본군의 징집거부를 이유로 제적시킨 식민지시절의 한국인 유학생 28명에게 52년만에 사죄와 함께 특별졸업장을 수여키로 결정했다.
이 대학의 오나미 마사테루(大南正瑛.64)총장은 13일 『학원의 이름으로 행해진 치욕스런 전쟁협력 행위를 오랫동안 잊고 지낸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라며 『당시의 제적조치를 취소하며,사죄의 표시로 특별졸업증서를 증정하겠다』고 발표했 다.
대학측은 대만출신 2명을 포함,30명에 이르는 당시 제적생들의 나이가 이미 70대인 점을 감안해 본인이 세상을 떠났을 경우 유족에게 졸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졸업식은 내년 3월20일실시된다.현재 학적부에는 1943년 제적당시의 주소만 있어 주일한국대사관과 한국내 신문광고로 「항일(抗日)동창생 찾기」에 나서기로 했다.
1900년 개교한 이 대학은 일본의 전황이 불리해지던 43년말 문부성이 『조선.대만인 유학생도 지원형식으로 입대시키되 거부하면 휴학 또는 자퇴케 하라』고 지시하자 한걸음 더 나아가 입대거부자 30명 전원을 제적했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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