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투자환경 개선 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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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투자하기에 여전히 매력없는 나라로 낙인찍혀 있다.시장개방확대로 경제자유화도는 국제적으로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지만 투자대상지역으로는 부적합한 나라라는 판정을 받고있는 것이다.통상산업부가 최근 분석한 「우리 나 라의 외국인 직접투자환경」조사자료에서도 그런 현상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93년 한햇동안 투자유치규모면에서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에도크게 뒤지는 38위에 그쳤다.
그만큼 투자여건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이다.고임금.고금리.고지가(高地價)등 고비용구조에다 사회간접자본(SOC)의 미비등이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임금협상과정에서 툭하면 발생하는 노사분규도 외국인들의 투자를 막는 걸림돌 이 되고 있다. 그때문에 신규투자는 고사하고 이미 한국에 진출해 있던 상당수의 외국기업들이 투자여건이 보다 좋은 중국.말레이시아 등지로 떠나기도 했다.이에 당황한 정부가 여러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책이 없어 투자를 유 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걸림돌이 되는 실상을 보면 임금수준은 시간당 보수(94년)가 한국은 6.25달러로 경쟁국인 홍콩(4.76달러),대만(5.55달러)보다 높다.땅값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부산 녹산공단의 땅값은 평방당 226.8달러,광주의 외국인전용 공단은 107.1달러인데 반해 영국의 배글러공단은 평방당 13.46달러,중국 칭다오(靑島)경제특구는 9.2~25.3달러,말레이시아의폰티안공단은 48.1달러에 불과하다.땅값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일본 이아키 요시마공단의 땅값도 부산의 녹산공단 보다 싼평방당 174.8달러로 조사됐다.
금리조건도 많이 개선됐다지만 경쟁국인 홍콩.대만.싱가포르 등에 비하면 금리가 아직도 높다.무엇하나 조건이 좋은 것이 없다.외국인의 투자유치로 첨단기술을 유치하려면 이같은 조건을 상쇄할 수 있는 획기적 환경개선이 요구된다.조세감면규 제법 등을 고쳐 외국인들에게 보다 싼 땅을 제공하고,각종 규제를 과감히 푸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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