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학교주변 사행성놀이 어른들 잘못 아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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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국민학교 주변 문방구에 모의 포커나 투기 게임등으로 억만장자가 먼저 되는 것을 겨루는 사행성 놀이기구가 등장,맑은 동심을 흐리게 하고 있다.며칠전 공책을사러 문방구에 갔다가 모의 포커와 카지노 게임에 열중인 국민학교 학생들을 보았다.한참떠들썩하게 판을 벌이더니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한 아이가 시비를 걸었고 급기야 싸움이 벌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전직 대통령 비자금 사건으로 사회가 혼란스런 요즘인데 아이들의 놀이 모습을 보니 마치 물질의 노예가 돼버린어른들의 자화상 같아 얼굴이 뜨거웠다.
어린이들이 건강한 노동과 땀의 대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기 전에 한탕주의와 투기심리에 먼저 젖어들게 되는 것은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비양심적인 상혼과 결코 아이들 앞에떳떳하지 못한 어른들의 문화 때문은 아닐는지 한 번쯤 자성해 봐야 할 것이다.
윤선영〈서울영등포구당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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