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연말 분위기에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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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룻밤을 자고나면 가위 역사적인 일들이 우리를 기다린다.또한정국의 혼미를 틈타 물가는 오르고 망년회다 뭐다하며 사회는 점점 시끄러워진다.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우리 이웃들의 겨울나기에 관심을 갖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돼버렸 다.
가난하고 어려울때 겨울나기란 참으로 박찬 일이다.예전 같으면지금쯤 연탄을 지게에 지고 달동네에 올라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구슬땀을 흘리며 옮기던 연탄의 무게만큼이나 가난한 시절의 겨울나기는 우리를 지치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그렇다고 어렵게 겨울을 나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없어진 것은 아니다.오히려 풍요속에서 더욱 빈곤감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회있을 때 달동네 야경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우리가 밝고 화려한 유흥가에서 95년을 보내고 있을때 어두운 곳이 우리에게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해보자.사회가 어수선할수록 우리 이웃들의 겨 울나기에 우리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
바삐 가던 길을 멈춰서서 조용히 귀기울여 보자.구세군 냄비의종소리가 가까이 우리를 향해 울리고 있다.지금부터라도 닫힌 마음을 열고 슬기롭게 한해를 보내도록 준비하자.
황갑순〈서울관악구봉천10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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