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원봉사가 사회의 힘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5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자원봉사자의 날」이며,본사가 주최하는 제2회「사랑의 봉사자 한마음 축제」날이다.지난 한햇동안 자원봉사를 했던 개인과 단체에 대한 수상을 하면서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들의 숨은 노력을 널리 알리는데 그 뜻이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한해는 자고 나면 대형사고가 일어나는 사고와붕괴의 한해였다.사고가 날 때마다 현장에 달려가 궂은일 마다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자원봉사자가 줄을 이었다.붕괴의 참사속에서도 따스한 인정과 헌신적 봉사를 실감하기 도 한 한해였다.오늘 한마음 축제에서 영예의 수상을 한 「민간자원구조단」은 우리 사회에 왜 자원봉사가 절실한가를 체험적으로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현장의 막장을 뛰던 자원봉사자들 50여명이한자리에 모여 「삼풍사고 증언토론회」를 갖고 지속적 봉사활동을펴기로 하면서 모임을 만든다.주말이면 만나 그늘진 곳을 찾아나섰다.영세민촌의 무의탁 노인.장애인들 집을 찾 아 도배를 해주고,낡은 보일러를 수선하고,고장난 전기배선을 고쳐주며 겨울나기준비를 했다.『수십 수백억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는 세상이지만저희는 노인들을 위해 2만~3만원씩밖에 내질 못했습니다.그러나우리의 마음은 부자입니다』라고 단원들은 말한다.
이런 힘든 봉사를 이웃 몰래,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온 봉사자들이 지난 한해만도 50만명이었다.어쩌다 하는 몇사람의 봉사가 아니라 조직화되고 가시화되는 봉사의 사회조직화다.이들은 결코 상을 받기 위해 봉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남에게자랑하기 보다는 자신을 변화시켜보기 위해,가식을 벗고 새로운 자신을 찾아보기 위해 봉사의 대열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자원봉사란 자발성.이타성(利他性).무보수성.계속성을 원칙으로삼는다.그러나 이 원칙속에서 자원봉사의 효율적 조직화를 기하기란 쉽지 않다.봉사단체와 봉사센터가 있어 자원자들을 유도하고 조직화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그래서 필요한게 자원봉사법이지만국회는 아직도 이 법을 심의도 하지 않은채 버려두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 사회봉사를 조직화하는 노력을 보여야 자원봉사는 일시적 자선에서 사회의 봉사제도로 확산되는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