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작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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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복사미술」이라는 것이 있다.말 그대로 원본을 복사기등을 이용해 복제한 작품이다.복사본은 과거에는 원본 대용품으로만 인식됐지만 지금은 원본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또 하나의 원본으로까지 여겨지기도한다.
김명수의 작품은 이러한 원본과 복사본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기존 인쇄물에 드로잉을 가하고 이것을 다시 복사하고 또 다시붓칠을 하고,그의 작품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다.
박영덕화랑(544-8481)과 금호갤러리(720-5866)두곳에서 함께 열리고 있는 김명수 개인전에서는 이러한 그의 작품특성을 잘 볼수 있다.
복사와 오리지널 채색이 끊임없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그의 작품에서는 「원본」과 「복사본」이 따로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하나로 통합돼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어떤 작가들이 캔버스 위에 다른 이미지를 덧붙여 몽타주하듯 그는 복사라 는 방식으로 몽타주한다.
박영덕화랑에 걸려있는 작품들에는 사과와 신라시대의 기마상 이미지가 주로 등장한다.
문자나 풍경,반복되는 문양등의 인쇄물을 복사해 만들어진 흑백화면 위에 커다란 사과 하나,또는 기마상이 꽉 차 있다.
작가는 이 중심 이미지 위에만 색을 입혀 복사본으로부터 비롯된 새로운 원본을 창조해내고 있다.
금호갤러리에서는 주로 인물상이 담긴 작품을 전시한다.흑백복사뿐 아니라 컬러복사의 기법까지 동원한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
이 전시회는 9일까지 계속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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