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경제 선거바람에 몸살-주가 연일폭락 자금 해외유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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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대만경제가 2일의 총선과 내년 3월 역사상 첫 총통선거를 앞두고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내년의 총통선거를 겨냥한 중국측의 군사위협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어 대만 자금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등 경제불안은 더욱고조될 조짐이다.
지난달 29일에도 중국인민해방군이 내년 3월 대만의 선거기간에 맞춰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만의 지아취안(加權)주가지수는 65.81포인트 떨어져 대만경제의 불안정 국면을 반영했다.지아취안 지수는 『중국이 대포 ■ 발을 쏠 때마다 100포인트씩 떨어진다』는 탄식속에 연초보다 2,300포인트(33%)가 빠졌다.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불황으로 인해 대만 증시에 투자된 외국자금은 10월 한달 동안 3억8,000여만달러의 순(純)유출을 기록한데 이어 11월에는 순유출 규모가 43억8,000만달러로급증,중-대만 긴장국면을 앞두고 외국자본의 대탈 출을 예고하고있다. 또 국내 민간소비 부문도 현저히 위축돼 올해 4.4분기의 민간소비 성장률은 5.41%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아진 것으로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수치다.민간소비 성장률이 경제성장률에 미 치지 못한 경우는 지난 92년 이후 처음이며 이는 주로 대만의 부동산 및 증시 불황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대만 경제부 양스셴(楊世緘)차관은 최근 『총선과 대선 등 국내선거와 이에 따른 여러가지 사회불안으로 인해 최근 국내 기업들 대부분이 투자를 멈춘 상태』라고 밝혔다.
대만 중앙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 총액은 977억6,400만 달러였으나 이 가운데 53%가 외환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만달러의 평가절하 탓도 있지만 보다 직접적으로는 기업을 비롯한 자금주들이 국내외적인 불안요인으로 외환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자금의 해외유출도 심상치 않다.닛케이금융신문(日經金融新聞)보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에 몰려들고 있는 화교(華僑)자본가운데 「대만 머니」가 그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으로부터 유출되는 자금들은 97년 중국반환을 앞둔 홍콩을 피해 싱가포르에 속속 모여들고 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등 화교 밀집지역에도 상당액이 흘러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만 기업들에 의한 국내 민간투자 부문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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