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 국가들 표정 살펴 투자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고유가가 전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단기간에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투자에서도 고유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대신증권은 4일 국제유가와 무역수지의 상관관계를 조사, 국제유가 급등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지역과 조심해야 할 곳을 제시했다.

유가 급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국가는 요주의 대상이다. 영국·프랑스·미국·호주 등 선진국과 인도·터키·남아공·베트남 등의 신흥국이 그렇다.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특히 “베트남은 고유가로 인해 무역적자 급증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이란 두 가지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며 “상당 기간 위험관리가 요구되는 지역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유가 상승이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국가로 분류된다. 다만 그 정도는 미미한 수준(상관관계 -0.06)으로 조사됐다. 곽 연구원은 “원유 수입가격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이 증가하지만 늘어난 적자폭만큼을 수출 기업이 보전해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고유가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은 당연히 산유국이다. 남미·동유럽·중동 증시의 강세가 예상된다. 실제로 브라질·러시아·쿠웨이트 등은 최근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산유국’ 하면 신흥국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노르웨이도 유가 급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노르웨이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이란·나이지리아에 이은 세계 5위 원유 수출국이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의 이면에는 신흥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유가 급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수혜는 없지만 신흥시장의 성장으로 간접 수혜를 볼 수 있는 독일·싱가포르·중국·브라질 등은 무역수지 흑자가 기대된다.

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