憲裁,評議내용 유출경위 조사-5.18 訴취하후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헌재의 결정선고를 코앞에 두고 5.18헌법소원 청구인들이 선고연기요청에 이어 헌소(憲訴)취하를 해오자 헌재재판관과 연구관들은 크게 허탈해하는 모습들.
재판관들은 오전에 이어 오후2시쯤에도 전원이 헌재소장실에 모여 최종 결정문안을 다듬었는데 4시쯤 청구인들이 대리변호사를 통해 소취하를 해오자 불쾌한 표정들이 역력.
…한편 헌재는 지난 7,8차 평의 내용 일부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는 것과 관련,유출경위에 대한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
헌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월의 12.12헌법소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출사고가 있었으나 당시엔 지금처럼 관심이 높지 않아 유야무야 됐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의 유출사고는 청구인들이이를 문제삼아 선고연기및 소취하를 요구한만큼 발 설자를 찾아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흥분.
***검 찰 …헌재와는 대조적으로 검찰관계자들은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
대검 공안부 한 검사는 『지금까지 대놓고 이야기는 못했지만 검찰이 내린 5.18 불기소처분 결정을 헌재가 공개적으로 뒤집고 이를 다시 우리가 떠맡을 경우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어떻게감당할 것인가 걱정이 많았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
이 관계자는 또 『정치권에서 5.18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며 『앞으로 우리는 조금 물러서서 지켜볼것』이라고 한마디.
…대검 최병국(崔炳國)공안부장은 29일 오전11시 브리핑에서줄곧 환한 표정을 지은채 『내일(30일) 헌재 결정을 지켜본 후 수사범위와 수사주체를 알려 주겠다』고 말하면서도 『그런데 내일 헌재 선고가 있는 것은 맞나요』라고 물어 사전에 소(訴)취하 정보를 알고 있는 눈치.
…서울지검의 소장 검사들은 여당의 5.18특별법 제정방침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 12.12수사때와 올 7월의 5.18수사때는 모두 「역사에 맡기자」고 하다가 이제 와서 검찰에 책임을전가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며 분개.
신동재,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