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 왜 이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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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산선 열차추돌 소식은 충격적이었다.시운전중이었기에 망정이지하마터면 또 대형 사고가 날 뻔했다.철도청은 사고가 설비결함 때문이 아니라 기관사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직접원인이고,사고구간에서 설비보완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을 운행관련부서에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던 것이 간접원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따라서 연말 개통엔 변동이 없다는 것이 철도청측의 설명이나 시민으로서는 쉽게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구간에서는 시속 15㎞미만으로 운전해야되는데도 시속 55㎞의 정상속도로 운전한 기관사,보수공사 사실을 명확히 관계부서에 알리지 않은 공사 관계자,보수공사 사실을전화로나마 보고받았으면서도 이를 관련부서들에 두루 전달하지 않은 열차운행 관련자.이런 철도청 관계자들과 무신경하기 짝이 없는 관리체계를 어떻게 믿고 안심할 것인가.철도청은 기관사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직접원인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보수공사 사실을 기관사들에게 전달도 하 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사고가 설비나 열차결함 때문에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다.부주의나 태만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실제로 많은 대형열차사고가 그 때문에 일어났다.최근 3년간 엄청난 사고를 그토록 연이어 겪고도 안전의식.책임의식이 아직도 이 정도 수준이라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철도청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관리체계의 허점을 찾아내야 한다.차라리 설비결함이었다면 온전한것으로 대체하면 되지만 안전의식과 관리체계의 문제였다니 문제가오히려 더 심각하다.
그렇지 않아도 일산선은 곳곳에서 부실공사의 흔적이 발견돼 시민들을 불안케 해왔다.과천선 개통때 이미 소음문제가 제기됐으나지난번 부분개통된 5호선 지하철 역시 소음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일산선도 마찬가지로 소음전철이 될 것인가.
2년반이나 개통이 늦은 판에 이제 와서 서두를 것은 없다.설사 한두달 더 늦어지더라도 안전한 전철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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