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 고장 천안에 ‘천안 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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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일 배의 고장인 천안에서 ‘천안(天安) 배(裵)’씨가 생겨 화제다. 한국 남자와 결혼, 충남 천안시 두정동에 살고 있는 중국인 여성(36)이 천안을 본관(本貫)으로 한 배씨 성을 얻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최근 이 여성이 성을 배로, 본관은 천안으로 해 달라는 ‘성본 창설(姓本創設)’ 신청을 허가했다고 2일 밝혔다. 천안 배씨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창성(創姓)된 성(姓)씨다.

배씨는 신청서에서 중국 이름이 중국식 발음으로 등록돼 한국 내 사회 생활에 불편을 느낀다고 창성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본과 성을 ‘천안’과 ‘배’로 택한 것은 천안의 대표적 특산품인 ‘성환 배’의 상징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에서는 1909년 성환읍 송덕리에서 배가 처음 재배됐다. 법원 관계자는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한국식으로 이름을 바꾸는 외국인이 많아 다양한 성씨와 본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법에 저촉되지 않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개인의 자유권을 존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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