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구속사태-6공 국책사업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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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군사기밀등을 이유로 베일에 싸였던 6공때의 국책사업은 과연 어느 정도 뇌물로 얼룩진 것일까.
국가 안위에 관계된 군전력증강사업마저 뇌물흥정의 대상으로 노태우(盧泰愚)씨 사건 수사를 통해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있는 6공 국책사업의 실태를 점검해본다.
◇대형 군(軍)공사=검찰 수사결과 盧전대통령은 1,225억원규모의 진해 잠수함기지 건설공사를 둘러싸고 대우그룹 김우중(金宇中)회장으로부터 50억원을 받았다.
문제는 내부규정을 무시하고 계약업체를 선정한데서 잉태되었다.
50억원이상의 군공사를 발주하려면 국방부 조달본부를 거치게 돼있는 데도 해군 중앙경리단이 직접 나선 것이다.
이현우(李賢雨)전경호실장의 「뇌물부풀리기」는 고수급이다.검찰조사결과 李씨는 진해 잠수함기지 건설공사를 동아건설이 맡게 해줄 것처럼 분위기를 잡았다.
그런뒤 잠수함건조등 연고권이 있는 대우쪽에 이 사실을 흘렸다.결국 공사는 황급히 盧씨를 만나「긴급사태」를 처리한 대우측에돌아갔다.
모두 5,775억원의 공사비가 드는 아산 대규모 해군기지도 1억원의 뇌물이 조성돼 李씨 계좌로 흘러 들어간 사실이 일단 확인됐다.91년 동아건설등 15개 건설업체가 참여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며 98년말 마무리된다.
조치원 탄약창공사는 모두 667억원의 공사규모로 90년11월계약업체가 선정돼 91년말 공사가 끝났다.李씨에게만 9,000만원을 건넨 영진건설등 5개 업체가 참여했다.
◇한전 발주공사=이현우씨 구속영장을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다.李씨가 군공사발주와 관련,업체로부터 받은 뇌물총액이6억5,000만원인데 반해 한전이 발주한 보령화력발전 수주업체로부터는 20억원이라는 거액을 챙긴 사실이다.
보령화력의 낙찰률(낙찰가 대비 예정가)은 무려 98.29%로확인되고 있다.건설업계 관행상 평균낙찰률이 80%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한전이 예정가를 흘렸다는 의혹이 짙다.
대림이 90년10월 수주한 안양집단에너지전기설비는 99.01%의 낙찰률인 602억원에 계약됐고,동아건설의▶무주양수발전소 토건공사(낙찰률98.79%)▶일산집단에너지전기설비공사(낙찰률98.67%)등 모두가 98%대를 기록했다.
◇석유비축기지공사=여천.거제등 석유비축기지 건설공사와 관련,발주처인 유각종(劉珏鍾)전 유개공사장이 8개 시공업체로부터 100억원을 걷어 盧씨에게 전달한 사실이 이번 수사에서 확인됐다.
김기평.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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