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 구속수감뒤 연희동 적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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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구속수감된 뒤 연희동은 태풍이 지나간 자리처럼 상처만 남은채 적막한 분위기다.
부인 김옥숙(金玉淑)씨,아들 재헌(載憲)씨등 가족들은 불안.
초조.절망감으로 전날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탓인지 햇살이마루턱을 훨씬 넘어선 늦은 시간까지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아들 재헌씨는 오전9시 이후 걸려온 전화에 간 신히 눈을 떴다. 16일 오후8시 盧씨를 태운 차량이 서울구치소 정문을 통과할 때까지 TV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구치소 철문안으로 사라지는 盧씨의 모습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남기신 말씀이 편안히 마음을 비우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재헌씨가 金씨를 위로하기 위해 구치소로 향하기전 대검청사앞에서 盧씨가 한 발언내용을 애써 상기시켰다.
가족들은 앞으로 전개될 법리대응문제를 측근들에게 일임한채 특별면회 시간과 방법등 盧씨 뒷바라지에 신경쓰고 있었다.
가족.친인척들은 서너명씩 짝을 지어 하루 한번 10~20분 가능한 특별면회를 할 예정이지만 부인 金씨는 언론의 집중취재를의식해서인지 그냥 집에 남아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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