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렬 前한양그룹 회장 안잡나 못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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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에게 200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된(본지 10월31일자 23면보도) 배종렬(裵鍾烈.57)전한양그룹회장은 언제쯤 검거될 것인가.
검찰은 裵씨에 대한 검거전담반까지 편성해 추적중이라며 「꽁꽁숨어 못잡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의지부족으로안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로비의 귀재」로 불렸던 裵씨는 현재 출국정지와 함께 수배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裵씨가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盧씨에게 200억원을 제공했다는 혐의 때문만은 아니다.
『裵씨가 盧씨 이외의 거물급 여권 정치인에게도 거액의 자금을제공했다』는 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는 것이다.
裵씨가 90~92년 네차례에 걸쳐 盧씨에게 200억원을 제공한 혐의는 93년 서울지검이 裵씨의 종업원임금체불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또 다른 여권 정치인의 거액 수수 사실도함께 포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당시 검찰 수뇌부는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이 부분을 본격수사하지 않았다.
盧씨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원조(李源祚)전의원에 대한검찰의 태도도 아리송하기만하다.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금진호(琴震鎬.민자)의원은 두차례나 소환해 집중조사를 벌였으나 잠적상태인 李씨에 대해서는출국금지조치조차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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