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통 "모던재즈 쿼텟" 해체 선언 서울서 고별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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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최근 몇년간 재즈열풍을 타고 해외의 재즈 연주자들이 내한 공연을 갖는 일이 많아졌다.지난해부터 존 맥러플린.해리 코닉 주니어.팻 매시니등 명인들의 공연이 잇따라 재즈팬들을 즐겁게 해주었지만 오는 12일 서울을 찾는 「모던재즈 쿼텟 」(MJQ)과 「레이브라운 트리오+1」의 공연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무려 44년의 역사를 간직한 MJQ가 서울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리더격인 피아니스트 존 루이스가 이미75세로 접어드는등 멤버들의 고령화로 공연활동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이들이 고별무대로 서울을 선택한 것은 지 난6월 피아니스트 합동공연에 참석,관객들의 열기와 무대시설에 감탄한 존 루이스의 제안에 따른 것.
MJQ는 50년대 초반 탄생한 쿨재즈를 세계 전역으로 전파시켰고 아직도 당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재즈역사의 산증인」이다.우리 국악의 인간문화재에 비교할 수 있는 밴드.존 루이스를 비롯한 4명의 멤버들은 격렬한 즉흥연주보다 클 래식음악의 실내악을 연상케하는 감미롭고 지적인 연주를 선호한다.『가장 고급스런 재즈를 선보인 그룹』으로 평가받는 것도 이같은 연주스타일 때문.
밀트 잭슨의 비브라폰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이들의 연주를 즐기는 방법중의 하나다.이번 서울무대에서는 그들의 대표작인 『장고』와 한국팬들에게 친숙한 『고엽』등을 들려줄 계획이다.
한편 MJQ에 앞서 1부 공연을 갖는 레이브라운 트리오도 재즈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밴드.이들 거장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일이다.이들의 공연은 19세때부터 연주생활을 시작한 재즈 베이스주자 레이 브라운의 데 뷔 50주년을 기념하는 순회공연의 일환이다.그는 여러차례 내한 공연을 벌여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또한 함께 공연을 벌일 트럼펫 주자 윌레스 로니는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가 만년에 『내가 몇년을 더 살 수 있다면 로니의 스 타일대로 연주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극찬을 받았던 인물.노장 레이브라운과 젊은 연주자들이 어떻게 신.구의 조화를 이뤄낼지 관심거리다.
12일 오후1시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02)738-7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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