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5000원으로 삼성전자 샀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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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32면

올 들어 삼성전자 주가에 침을 흘린 투자자가 많았다. 그러나 ‘주가가 비싸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다’는 푸념이 많았다. 이럴 때엔 지난 21일 상장된 삼성투신의 ‘코덱스 삼성그룹주 ETF’를 눈여겨볼 만하다. ETF는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다. 지수의 흐름을 쫓는 상품으로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쉽게 사고파는 상품이다. 업종지수에 맞춘 ETF는 많이 나왔지만 특정 그룹의 주가를 묶어 ETF를 만든 건 처음이다.

삼성그룹주 ETF 출시

눈에 띄는 건 삼성전자의 비중이 27.8%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앞서 소개한 ‘삼성 그룹주 펀드’의 삼성전자 비중은 10% 안팎이다. 왜 그럴까. 간접투자 자산운용업법에 따르면 펀드는 개별 종목에 대해 전체 자산비중의 10%를 넘기거나,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을 초과해 투자할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13% 수준이다. 따라서 그 이하로만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ETF는 예외적으로 특정 주식에 자산의 30%까지 투자할 수 있다.

ETF는 일년에 두 번만 종목을 바꾸므로 비중이 높은 종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코덱스 삼성그룹주 ETF’의 수익률은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주가의 흐름에 많이 좌우된다는 소리다. 현재 이 상품의 가격은 4700원대다. 5000원만 있으면 삼성전자를 사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물론 ‘뜸한’ 종목 변경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가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종목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반면, ETF는 변화에 더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매가 자유로워 꼭 펀드보다 기동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총보수가 0.49%로 펀드(3% 수준)보다 훨씬 싼 게 매력이다. 장기적으로 몇 %포인트의 수익률은 커다란 차이를 빚어낸다는 점에서 저렴한 보수는 상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의 하나다. ETF를 팔 때에는 거래세(0.3%)를 물지 않는다.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한다는 점도 매력이다. 코덱스 삼성그룹주 ETF는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물산(13%)ㆍ삼성화재(12%)ㆍ삼성중공업(11%) 등을 많이 편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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