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와銀 美추방 양국 시각-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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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미국의 다이와은행 추방령을 대하는 일본측의 반응은 매우 심각하다. 금융전반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체질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한 일본금융계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 대장성과 다이은행은 「신용을 지키기 위해」 상례대로 거액 손실사건을 숨겼다지만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일본의 신용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일본의 「상식」이 국제금융가에서는 「범죄행위」로 판정받은 것이다.
이번 추방령은 덩치에 비해 허술한 일본은행들의 위험관리능력을도마 위에 올려 놓았다.
일본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시장 점유율만 높이면 나머지는 대장성이 모두 알아서 처리해 주던 이른바 호송선단(船團)식 관치금융에 젖어 온 결과다.일본은 이번 위기를 일단 스미토모은행에 의한 흡수합병이라는 몸집키우기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일본금융계가 안고 있는 문제는 심각하다.
40조엔의 불량채권을 대장성은 수년내에 해결할 수 있다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막대한 불량채권 처리에 실패해 국제금융가가 한꺼번에 위험에 빠지는 「일본판 제2의 멕시코 금융위기」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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