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배신자 9명 누구냐!" 리더십 치명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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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의 실무책임자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투표에는 149명이 참석했고 찬성표는 140명, 반대표는 5명이었다. 기권과 무효가 각각 2명씩이었다. 투표 참석 의원은 정당별로 민주당 128, 자유선진당 8명, 민노당 6명, 무소속 7명이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기 때문에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과 무소속 의원 중 5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야 3당은 지난 22일까지 해임건의안 통과에 필요한 재적의원(291명)의 과반수인 146명의 찬성표를 확보하기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등 표 단속에 주력했으나 실패했다.

표결이 끝난 후 통합민주당 내에선 “배신자 9명이 누구냐” “기권을 누가 했느냐” 등의 발언을 하며 ‘배신자 색출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정 장관의 거취에 대해 분명히 결정해야 한다"며 정 장관의 해임을 재차 요구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17대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 합세해 마지막 횡포를 부리려다 좌절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장관 해임건의안의 부결로 인해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당 장악력과 리더십에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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