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퇴임후 稅金몇푼 안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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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거부(巨富)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이 낸 종합소득세는 얼마나 될까.세금 내용에 관한한 어떤 경우에도 입을 연 적이 없는 국세청은 盧씨의 세금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지만 盧씨의 공개된 재산을 근거로 따져보면 盧씨는 퇴임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음에 틀림없다.
부동산.예금 등 다양한 형태로 숨겨놓은 盧씨의 재산은 2,000억원대를 넘을 전망이지만 소득세 대상이 되는 「공개된 수입」은 정작 별로 없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차명.가명예금의 이자 소득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원천징수된데다 盧씨가 부동산을 팔아 소득을 챙긴 것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소득세가 부과될 여지가 없고 다만 연간 수입이 과세대상인데 유감스럽게도 이 또한 거의 가 비과세 대상』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盧씨의 공식적 연간 수입 대부분은 얄밉게도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라 국가에서 나오는 연금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지난해 盧씨에게 예우 보조금으로 2억4,000만원을 지급했는데,이중 6,062만원이 수입에 해당되는 연금.판공비였다.그러나 소득세법에 따르면 연금은 과세대상이 아니다.따라서 盧씨는 엄청난 지하재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방세인 재산세.주민세를 제외하고는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만일 盧씨의 재산을 소득으로 신고했다면 소득세는 과연 얼마나될까.다른 음성소득을 제외하더라도 盧씨가 지난 93년 임기를 마치면서 남겼다는 1,857억원은 분명한 과세대상 소득이다.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소득세를 가장 많이 낸 납세자 100명의 93년 총 소득은 2,248억원,총 세금은 924억원이었다. 그중 1위는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으로 150억원을 벌어 53억8,500만원을 세금으로 냈다.
鄭회장의 12.3배만큼 벌었다고 보면 盧씨는 수백억원의 세금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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