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부정축재 사건-盧씨.중수부장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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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일 검찰에 출두한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조사실로 들어가기전 대검 7층 안강민(安剛民)중앙수사부장 사무실에서 安부장.
이정수(李廷洙)수사기획관과 대동한 김유후(金有厚)변호사와 함께10여분동안 대화를 나눴다.4명은 상석을 남겨두 고 마주 앉은채였다.다음은 盧씨와 安중수부장의 대화내용(安부장이 전언).
▶盧씨:(악수를 청하며)내 문제로 괴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安부장: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盧:(창밖을 바라보며)헬기가 떠다니는데(수사에)방해가 되지않겠습니까.
▶安:신문사와 방송사에서 헬기를 띄운다고 하더군요.
▶盧:새청사로 이사와 근무조건이 많이 좋아졌겠습니다.
▶安:서소문에 있을 때보다 공기가 맑아 참 좋습니다.
▶盧:이 청사는 내 재임기간중 신축한 것인데 여기서 내가 조사받게 돼 죄송합니다.
▶安:재임기간중 법조인들을 많이 중용하셨지요.
▶盧:주위에 법조인들이 많아 든든했습니다만(김유후변호사를 가리키며)면목없게 됐습니다.
▶安:오늘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날입니다.이번 사건으로 온나라가 혼란에 빠질 지경입니다.나라를 위해 생각하시고 결정하셔서 이 혼란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조사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盧:그쪽(검찰을 지칭한 듯)은 그쪽대로 입장이 있겠습니다만저도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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