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 KB 코리아엘리트20 주식형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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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펀드로 돈이 대거 몰렸던 1970년대 초 미국 증시에선 ‘니프티(Nifty) 50’이란 말이 유행했다. 넘쳐나는 투자자금을 주체하지 못한 기관투자가들이 우량 성장주에 집중 투자해 주가가 크게 뛰자 이들 종목을 일컬어 ‘멋진 50종목’이란 뜻의 ‘니프티 50’이란 용어가 만들어진 것이다.

KB자산운용은 지금의 한국 증시 상황이 70년대 초의 미국과 비슷하다고 보는 듯하다. 향후 증시를 이끌고 핵심 우량주 20종목을 골라 이들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KB 코리아 엘리트 20 주식형 펀드’를 내놨다. ‘한국판 니프티 20’이다.

◇대상과 특징=거래소의 삼성전자·포스코·현대차·LG전자·신세계·아모레퍼시픽 등과 코스닥의 NHN 등 20개의 대한민국 대표 우량주로만 펀드를 구성한다. 13일 국민은행에서 판매한 지 나흘간 96억원의 돈이 몰렸으니 일단 출발은 좋은 셈이다. KB자산운용의 김병기 팀장은 “경제의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연기금 등의 주식투자가 확대될수록 대형 우량주의 가치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장점=최근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관련 주 주가 상승률이 높았지만 통상 이들 블루칩은 중소형주에 비해 움직임이 둔한 편이다. 투기적 성향이 강한 투자자보다는 비교적 오랜 기간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라는 얘기다. 다만 이 펀드는 블루칩의 둔함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주식형 펀드는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5%라면 투자액도 그와 비슷하게 맞춘다. 그러나 이 펀드는 종목별 시가총액 비중에 구애받지 않고 시장 흐름을 타는 종목은 많이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적게 투자한다.

◇이 점은 고려해야=73년 10월 제1차 석유파동 이후 ‘니프티 50’은 ‘추한(Nasty) 50’으로 불렸다.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률이 다른 종목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한국판 니프티 20’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다만 최근 주가 하락기에서 블루칩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은 위안이 될 만하다. 또 펀드매니저가 시장을 잘못 읽고 포트폴리오를 엉뚱하게 구성한다면 수익률이 곤두박질칠 위험도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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