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산사행 힘들듯-소장僧.강원도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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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노태우(盧泰愚)씨는 「산사에 숨어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젊은 승려들이 반대하기 때문이다.강원도민들의 반발이 심해 강원도내 사찰행은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盧씨는 부인 김옥숙씨와 함께 독실한 불교신자다.때문에 盧씨는 교도소 보다 산사행을 간절히 바랄지도 모른다.이에 대한 불교조계종의 반응은 두가지로 갈린다.
첫째는 절로 오겠다고 하면 어쩔수 없지 않느냐는 원칙주의.자비와 보시,중생구제의 교리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지난 26일 송월주(宋月珠)총무원장의 『나중에 가봐야 알겠지만 절에참회하러 오겠다는데야 막을 수 있겠나』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반면 젊은 스님들을 중심으로한 많은 스님들은 盧씨의 산사행이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반대하고 있다.전두환(全斗煥)씨의 백담사유배도 많은 국민들의 눈에 희극으로 보였는데 盧씨마저 받아들이면 「절이 나라도둑의 도피처냐」는 비난에 대해 할 말이 없게 된다는 것이다.
조계종 전개혁위 홍보위원장 현기 스님은 『盧씨의 산사행을 막기 위해서라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강원도는 『비리로 물러난 전(前)대통령들의 단골은둔처가아니다』며 盧씨의 있을지도 모를 강원도내 산사행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강원도가 마치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유배지」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
인제군북면용대리의 한 주민은 『全전대통령이 백담사로 오는 바람에 계속된 시위등으로 마을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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