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파문-부동산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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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검찰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소유 부동산에 대해서까지 전면조사에 나선 것은 갈수록 불어나는 盧씨의 비자금은 물론 정확한재산 규모를 규명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는 여권은 물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거듭지시했고 盧씨의 대국민사과문 발표이후 악화일로에 있는 여론을 의식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盧씨 부동산에 대한 전면조사로 그의 주변 인물들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되고 있으며 조사 대상 부동산이 盧씨 소유로 확인될 경우 또다른 파문을 몰고올 전망이다.
검찰이 1차 조사대상으로 정한 7건의 부동산은 비자금 수사 착수후 부동산과 채권.양도성예금증서(CD)등 은닉 재산 추적팀에서 상당한 내사를 벌여온 것들.
검찰은 우선 노재우(盧載愚)씨 소유 동호빌딩(서울서초구반포동)의 경우 매입자금이 盧 전대통령 비자금에서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들은▶노재우씨가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황에서 100억원대에 이르는 빌딩 매입자금을 쉽게 동원할 수 없고▶노재우씨 소유인 동호레포츠㈜가 빌딩을 사들인 92년 1월은 盧 전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집중 조성한 시기와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그동안 세인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영종도부근 5만여평 토지소유 여부는 일단 영종도공항 건설계획이 6공정권에서 최종 확정됐다는 측면에서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는 盧씨 퇴임이후 증시는 물론 경제계에서 끊임없이 盧씨의 영종도부근 대규모 토지소유설이 나돌아 이번 수사이전 진상확인차원의 내사를 했고 盧씨가 직.간접 관련됐을 것이란 심증을 갖고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비자금 수사가 시작된 이후 盧씨 재산에 관한 제보중 영종도 관련제보가 가장 많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은 말한다.
만약 이땅이 盧씨 소유로 밝혀진다면 그의 재산은 수천억원을 넘어 조단위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지금 당장의 재산가치 보다건설중인 영종도공항이 완공된후 입지상 개발가능성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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